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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25 17:04

전교조 설립취소는 민주주의 말살, 교육대학살이다.

글쓴이 : 진주지부

전교조 설립취소는 민주주의 말살, 교육대학살이다.
박근혜정부는 전교조에 대한 반헌법적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고용노동부는 바로 오늘, 이땅에 교육대학살을 저질렀다. 해직자의 노조 결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와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모두 무시한 채 ‘노동 후진국’으로의 퇴행을 불사한다는 태도다.
교육민주화와 참교육실천의 과정에서 해직된 우리 전교조선생님들을 조합원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하는데 이어, 듣지 않으면 ‘노조아님’을 통보하겠다고 협박을 하더니 결국은 그 협박을 실행하는 폭력을 저질렀다.

전교조 25년은 참교육 실천의 역사이자 학교민주주의,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중단 없는 투쟁의 과정이었다. 그것은 입시지옥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해방시키고, 교육현장을 혁신하고자 하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염원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교육민주화와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투쟁과정에서 희생당한 부당 해고자를 지키고, 함께 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당연한 책임이며 노동조합의 존립근거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해고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주고 있는 전교조 규약과 희생자들의 조합활동을 빌미로 전교조 설립취소에 나섰다. 하지만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노동조합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며, 국제노동기구(ILO)와 국가인권위원회도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이를 부정하는 노동법을 개정하라고 정부에 수차례 권고하였다.
지난 3월 5일 국제노동기구(ILO)는 한국정부에 전교조의 설립 취소 위협 중단과 해직교사의 조합원자격을 불인정하는 현행 법령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정하라며 긴급개입하였다. 이후 10월 1일 해고자 조합자격유지와 관련 법 개정을 재차 요구하는 긴급개입(urgent intervention)에 나섰다. 한 해에 전교조에 대한 동일사안으로 두 번에 걸친 ILO 긴급개입은 전례 없는 일이다. 국제기준을 준수하라는 ILO의 계속된 권고에도 무시로 일관하는 한국정부의 태도가 국제적인 망신을 불러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월 4일 OECD 노조자문위원회(TUAC, 사무총장 John Evans)와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 EI(사무총장 Fred van Leeuwen)는 공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교조 설립취소를 중단하라는 항의서한을 보냈고, OECD 회원국들에게도 동일한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이 1996년 OECD에 가입할 때, 공무원·교사에 대한 결사의 자유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99년 전교조 합법화는 OECD 모든 국가들이 주목했던 일이었다. 전교조 등록 취소는 OECD 가입당시의 국제약속을 파기하고 과거 99년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선포다.

그리고 지난 10월 22일, 국가인권위원장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노조설립취소의 근거로 삼고 있는 시행령 9조 2항을 삭제하라”는 2010년 권고안을 재차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의 재차권고는 사형제 폐지 권고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조치였다

대통령과 노동부장관은 국제기구와 국가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기준과 헌법에 위배되어 개정을 권고 받은 그 법령을 악용하여 14년을 유지해온 전교조의 합법적 지위를 박탈하려 하고 있다.

국민여론조사 결과, 60%의 국민이 “전교조 설립취소는 안된다”고 답해, 설립취소 찬성의견인 31%의 2배에 달했다. 또, 64%의 국민이 해직자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국제노동기구 ILO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의 해고자배제명령과 전교조설립취소 조치가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시민사회단체와 국제사회의 주장이 국민여론을 통해 다시 확인된 셈이다. 해고자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라는 국제노동기구 ILO의 13차례 권고와 3차례의 긴급개입, OECD 노조자문위와 EI의 항의서한, 8천 건에 달하는 국제단체들의 청와대 항의메일, 800여 시민사회단체의 전교조 지키기 긴급행동, 전교조 설립취소 중단하고 국제기준과 현실에 맞게 법 개정을 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공통된 목소리에 이어 전교조 설립취소를 중단하라는 국민여론까지 확인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명분도 실리도 상실한 전교조 설립취소 위협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권고와 현실에 걸맞게 법률개정에 즉각 나서라.

전교조 해직교원 배제 명령은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넘어 정권차원의 전교조에 대한 표적·정치적 탄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5년 민주적 사학법 개정 무효화 투쟁을 하면서 전교조를 ‘한 마리 해충’에 비유하며 반미와 친북을 주입시키는 불순한 집단으로 매도하였고, 대통령 선거방송을 통해서도 이념교육으로 학교 혼란을 부추키는 집단으로 매도하며 전교조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전교조를 북한보다 싸우기 어려운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며 전교조 대량징계에 조직적으로 관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국정원 등 공안세력은 전교조 소속 교사4명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혐의를 씌워 1년 전 수사에 착수한 사건을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에 기소했다. 상반기 내내 고용노동부는 검토수준에 불과했던 노조설립취소를 언론에 흘려가며 설립취소 위협을 자행해왔다. 그리고 전교조는 국정원 개혁 민주주의 수호 시국선언, 박근혜 정부의 특권학교 정책 비판,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 검정승인 에 대한 취소 교사선언 등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비춰볼 때, 박근혜 정부의 노조설립 취소 명령은 단순한 시정명령이 아니라, 독재유신회귀를 통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와 공안·보수세력이 합작한 정치적 탄압이다.

또한, 우리와 같은 교원노조인 자유교원조합 규약에도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칭송해온 뉴라이트 교원노조는 봐주고 전교조는 탄압하는 ‘이중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또한,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국언론노조 등 산별노조뿐만 아니라 현대, 삼성 등 대기업 노조와 발전산업노조,서울대병원노조,대한항공조종사노조 등 공기업노조 등 일반 노동조합법에 의해 해고자 조합가입을 불법화하고 있는 단위노조 모두 해고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규약을 갖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모든 노동조합 규약을 갖고 있으며 이를 심사하여 노동조합 설립증을 발급하는 노동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수많은 노동조합을 모두 불법이라며 노조설립을 취소할 것인가? 박근혜 정부는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유독 전교조에만 불법시 하는 것은 표적탄압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노동부가 ILO 협약과 선진국 사례 등 국제사회 기준,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대한민국 노동계의 일반적인 현실을 무시한 채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만 주장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지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수용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실시하여 59,828명의 교사가 총투표에 참여하여 투표율이 80.96% 에 이른다. 참여한 조합원 중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거부한다가 68.59%로 전교조는 정부의 시정명령을 단호히 거부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는 법외노조의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패륜적 해직 조합원 배제 명령에 대한 거부를 선택한 것이고, 전 조합원의 단결로 전교조 탄압에 맞서 부당하게 해직된 조합원과 전교조를 함께 책임지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악법’의 깃발을 흔들며 ‘준법’을 주문할 것이 아니라, 노동기본권을 억압하는 노동‘악법’과 군부독재정권에서 만들어진 ‘설립취소 시행령’을 폐지하여야 한다. 사회정의와 노동인권을 거스르는 맹목적 법치주의는 폭력 일뿐이다. 국제기준과 상식에 맞지 않는 법을 금과옥조처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고치는 일이 국회와 정부의 존재이유다.

우리는 법외노조를 막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이미 40여명의 변호사가 자발적으로 법률지원단을 구성했으며, 곧바로 법외노조통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법외노조통보 취소소송을 준비할 것이다.

우리는 국제사회에 계속해서 호소 할 것이다.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 EI와 공동으로 한국정부(고용노동부)를 ILO에 제소하고, UN 인권이사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UN 특별보고관의 방한을 요청할 것이다.

우리는 전국의 교사와 국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법외노조 위협 철회와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 교사선언을 발표했다. 전국의 학부모와 시민, 학계 인사의 선언도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각계각층의 전교조 지키기 선언은 박근혜 정권 내내 촛불집회로 이어갈 것이다. 선언과 촛불집회는 전교조 법외노조의 철회가 결정되고 법률개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더불어 도교육청에 바란다. 전교조는 전국 6만명, 경남 6천명의 교사들이 모인 조직이다. 학교를 바꾸고, 경남의 참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바로 전교조인 것이다. 도교육청은 법외노조임을 핑계삼아 6천명의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전교조경남지부에 대한 파트너쉽을 파기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에 지원되었던 각종 보조금을 회수하여 전교조가 학생들과 함께하는 참교육실천활동을 중지시키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각급 학교에서 전교조를 불법단체로 치부하여 현장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를 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전교조는 25년을 유지해온 참교육정신을 이어갈 것이다. 촌지와 비리 근절에 앞장서온 만큼 깨끗하고 투명한 교육계를 만들어갈 것이며, 약자에게 더 많은 눈길을 보내고 학교 구성원의 권리를 신장시켜 학교민주화의 꽃을 피울 것이다. 학생인권신장과 평화교육확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학교혁신에 대한 현장실천을 통해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을 지속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살인적인 입시경쟁 앞에서 학교를 떠나고 꽃다운 목숨을 던지는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전교조는 주저앉지 않고 전진할 것이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이행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하나. 박근혜 정권은 국제사회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라.
하나. 박근혜 정권은 군부독재 시절에도 불가능했던 노조해산조치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박근혜 정권은 헌법과 노동법 취지에 반하는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라.
하나. 도교육청은 전교조에 대한 지원과 파트너쉽을 유지하라.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사수를 위한 경남공동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