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경남교육청은
학생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몰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폭증시킬고입연합고사 도입을 즉각 폐기하라!
경남교육청은 지난 해 12월 21일 「경상남도 고등학교 입학 전형방법 개선안 행정예고」를 공고했다. 이 행정예고는 내신성적과 선발시험을 50:50으로 적용하여 고등학교 입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으로, 지난 2002년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폐지되었던 고입연합고사를 2015년(현재 초등학교 6학년)부터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내용이다.
고입연합고사가 부활되면 도내의 모든 중 3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만큼 직간접적으로 도민 생활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래서 해당 학생·학부모 및 도민의 의사를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그 실시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경남교육청이 행정예고를 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과정을 살펴보면,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용역 실시, 도교육청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전달한 단 한차례의 공청회, 참가자의 질의응답시간을 단 5분만 허용한 3개 지역의 설명회가 전부였다. 또한 학부모단체를 비롯한 고입연합고사를 반대하는 경남대책위 단체들의 고입연합고사 부당성에 대한 호소와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고영진 교육감은 언론에 강행의지만 내비치고 있다. 진정 도민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까닭이다.
경남교육청에서는 학력향상, 중3 교육과정 정상화, 도민 여론 등을 연합고사를 부
활해야 하는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이유 대부분이 근거가 없음이 밝혀졌다.
먼저, 타 시도와의 비교를 통해 연합고사와 학력향상은 상관관계가 없음이 밝혀졌다. 2010학년도 중학교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내신으로 고입전형을 하는 대구가 전국 1위였고 선발로 하는 전남이 꼴찌였으며 평균을 따져보아도 고입 선발시험과 중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전혀 관계없음이 밝혀졌다. 또한 연합고사를 시행중인 경기도와 강원도는 조만간 연합고사 자체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3 교육과정 정상화의 이유 또한 타 시도의 사례를 살펴보면 타당하지 못하다. 경남교육청은 교과부의 고입전형 마무리 시기 방침에 따라 11월에 중3 기말고사를 실시하여 조기에 내신성적을 산출하고 있다. 그 이후 2개월여 간 발생하는 교육과정 운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입연합고사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광주광역시의 경우 교과부와의 협의 아래 12월에 기말고사를 실시해 오고 있는 것만 보아도, 교육과정 정상화의 이유는 고입연합고사를 도입하기 위한 억지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청이 제시한 도민의 여론 또한 신빙성을 갖기 어렵다. 설문대상에 시험의 당사자인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는 정작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불과 14개 중-고 교원, 학생, 학부모 2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으로 나오는데 대상자가 너무나도 적으며, 상세한 표본 분석조차 제시되지 않았다.
경남대책위에서 자체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의 평균 74.3%가 연합고사 부활에 대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의 설문조사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한 연합고사 부활이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여론은 63.7%로 나왔다.
일제고사에 이은 고입연합고사라는 새로운 시험제도의 부활은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숨쉬기조차 어려운 심각한 시험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사교육비 증가로 학부모들의 경제적 고통도 가중시킬 것이다.
일제고사가 도입되고 난 뒤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조차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는 등 파행적인 모습을 보면, 연합고사 부활이 되었을 때 연합고사 과목 위주의 수업이 주류를 이루고 그 외 과목은 수업이 부실해질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강제적인 보충수업 등 학교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학생간, 학교간 경쟁을 부추겨 창의성과 인성 교육의 터전이 되어야 할 학교 현장이 삭막한 전쟁터로 점점 변해 갈 것이다.
지난 12월 26일 경남교육청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교육소식’란의 「2012학년도 평준화지역 일반고 평균경쟁률 0.98대1」에 따르면, 경남지역 전체 중학교 졸업예정수가 전년도 대비 1,091명이 감소했고, 일반고 경쟁률이 1대 1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한다. 해가 갈 수록 미달 폭이 점차 증가할 것 임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고입연합고사 도입을 찬성하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경쟁을 통한 학력향상의 바램이 현실적으로도 실현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고입연합고사의 부활은 교육적으로 전혀 근거없음이 명백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영진 교육감이 강행의지를 내비치는 것은 그 의도가 불순해 보이기까지 하며, 재선을 위한 치적쌓기용이 아닌가하는 억측까지 난무하게 만든다.
이에 교육과정의 정상화와 미래지향적인 공교육의 개선을 바라는 진주의 시민사회단체는 [고입 연합고사 저지를 위한 진주지역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고입 연합고사 중단을 위해 진주시민들과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 나갈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무한경쟁으로 인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학교는 진정한 교육 목적을 상실하고 문제풀이식 학원화로 전락할 것이다. 이러한 고입연합고사 도입에 단호히 반대하며, 고영진 교육감과 경남교육청의 소통없는 불통 교육행정이 몰고 올 파국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2012년 1월 9일
고입연합고사 저지를 위한 진주지역 대책위원회
진주여성민우회, 진주여성회,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진주지회, 진주환경운동연합, 진주참여연대, 진주교육사랑방, 진주시농민회, 진주여성농민회, 진주노동자문화운동연합 새노리, 노래패 맥박,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주시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진주지회, 진주진보연합, 통합진보당 진주시위원회
조회 : 8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