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1-28 18:19
|
고입 연합고사 저지를 위한 농성 돌입 기자회견문
|
 |
|
글쓴이 :
진주지부
 조회 : 728
|
고영진 교육감은 ‘2015년 경남지역 고입 연합고사 부활’ 시도를 폐기하라
겨울의 칼바람이 가슴을 스쳐지나간들 어찌 우리 어린 학생들이 당할 시험과 경쟁교육에 견줄까 싶다. 그래서 지난 7개월 동안 우리는 고영진 교육감께 연합고사 부활은 아이들을 삶의 질곡으로 내모는 것이므로 중단하라고 요청하였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농성에 들어가고자 한다.
2015년 초등 6학년 대상 연합고사 부활 결정은 역사를 거슬러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다. 20세기 유물인 연합고사 세대의 아픔과 눈물과 고통이 통합교육과 인성교육을 부르짖는 경남교육청에서 21세기에 부활한다는 것은 전체 교육판을 뒤흔들 사건으로 교육 발전의 퇴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지금까지 경남교육청은 지난 5월 고입 연합고사 부활과 관련한 연구조사 용역을 의뢰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토론회를 열었고 11월 공청회 개최 그리고 창원, 김해, 진주 세 군데서 연이어 설명회를 열었다. 이제 남은 일정은 12월에 행정예고를 한 뒤 내년 2월 25일 고입전형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하여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다.
경남교육청은 연합고사를 부활하기 위하여 형식적인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하지만 절차를 거치는 동안 연합고사 부활의 목적과 취지를 뒷받침할만한 근거와 내용은 부실하였다.
우선 절차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상당히 심각하다.
첫째, 고영진 교육감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방식의 문제점이다. 용역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서 고영진 교육감은 고입 연합고사 부활을 당연시하는 발언을 하였다. 연합고사 부활 문제를 전문가 집단의 연구를 통해서 점검하는 것보다 교육감 개인의 소신이 더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교육제도가 제대로 된 검증도 안되고 시행될 경우 사실상 그 피해는 실험 대상이 될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최근 3군데서 진행한 연합고사 설명회에서도 이러한 소통 불능이 확인되었다. 방청석을 가득채운 학부모들의 대략적인 반응은 연합고사 부활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높았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듣고 싶은 말만 들었다.
둘째, 용역 조사 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이다. 연구를 담당할 책임자는 연구 결과에 대한 선입견이 있거나 이해 관계가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런 점에 있어서 경남교육청이 연구 기관을 공정하게 선정하였다고 말하기 어렵다. 연구 기관은 경남교육청에서 몇 차례 용역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독립된 연구기관이겠지만 내용적으로는 경남교육청의 산하기관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연구 조사 결과 연합고사와 성적 향상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입증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합고사 도입을 주장하는 결론을 도출해 낸 것은 연구자 스스로 논리 모순에 빠진 것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 경남교육청의 연합고사 도입 목적이 슬쩍 바뀌었다는 것이다. 경남교육청에서는 언론을 통해서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연합고사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하지만 5월 용역 조사 결과에서 성적과 연합고사의 상관 관계를 입증하지 못한 뒤로 슬그머니 ‘성적 향상’에서 ‘교육과정 정상화를 통한 성적 향상’으로 바뀌었다. 자위적인 해석이며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넷째, 경남교육청 T/F팀의 설문조사의 표본이 신뢰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단 214명을 대상으로 교사, 학부모, 학생의 여론을 수렴하여 그 조사 결과를 통해서 여론의 우위를 홍보하면서 고입 연합고사의 부활을 당연시하는 것은 대다수의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다음은 고입 연합고사의 도입취지를 용역 조사 결과나 경남교육청이 T/F팀을 만들어서 연구한 조사에서 연합고사와 성적향상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실증적인 결론을 이끌어냈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다.
첫째, 경남교육청은 연합고사를 도입하면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것을 용역 조사 결과나 경남교육청의 T/F팀에서 입증하지 못했다. 11월 공청회 자료에서 경남교육청 스스로 연합고사와 학력향상의 상관성에 대한 실증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연합고사를 친다고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시험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으니까 일단 시행해보자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용역 조사 기관의 연구 결과에서 성적 향상을 입증하지 못했다면 결과를 존중하여 연합고사 도입 시도를 폐기하여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둘째, 경남교육청은 중학교 3학년 교육과정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연합고사 도입이 교육과정을 정상화시켜서 결국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역시 교육과정의 정상화니 학교 교육의 내실화니 하는 그럴싸한 교육적인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있지만 결론은 연합고사가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킬 것이다는 같은 주장을 다르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연합고사를 폐지하겠다고 최근 결정을 하였다. 이러한 결정의 바탕에는 연합고사가 성적과 무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교육과정을 왜곡시키고 사교육비 문제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하여 오히려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내린 결단들이다.
지난 창원에서 있은 연합고사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는 “ 연합고사를 봐야 하는 우리 아이가 불쌍하다”고 하였다. 연합고사 성격을 이보다 더 함축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 없다. 연합고사 부활이 학생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재앙과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앙은 그 원인을 굳이 따지자면 교육정보공개법에 의해서 일제고사 성적과 수능을 전국적으로 공개한 현 교과부장관의 책임도 크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연합고사 부활 시도를 경남교육청은 폐기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연합고사 부활은 비교육적이며 학력 향상과 무관하다. 따라서 고입 연합고사 부활 시도를 폐기하라
둘째, 고입 연합고사 부활을 폐기하겠다는 답변을 12월 10일까지 결정하여 주길 바란다.
우리는 위와 같은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살을 에는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삭발을 강행하고 연합고사를 저지하기 위한 촛불 집회 등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1년 11월 28일
고입 연합고사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