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바람은 ‘진주의료원 유지․발전이 전제된 제2청사 설립’입니다!
진주문화원장, 바르게살기운동진주시협의회장 등 진주지역 일부 관변단체 대표들이 중심이 된 이른바 ‘경남서부청사조기개청촉구 추진위원회(이하 제2청사 추진위)’가 지난 24일 발기인 모임을 가진데 이어 29일 출범식을 갖고 “진주의료원이 이미 의료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으므로 조기에 폐업하고, 그 건물을 경남도 제2청사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 서명운동, 대규모 집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힙니다.
먼저, 제2청사 추진위의 ‘경남도 제2청사 조기 설립 촉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경남의 도약과 지역불균형 해소를 바라는 진주시민들과 서부경남도민들의 바람에 부응하고자 하는 충정의 발로라 여기며 그 취지에 적극 공감합니다.
더구나 경남도 제2청사 설립 문제는 지난 2012년 4. 22 지방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공론화된 뒤, 지난해 말 보궐선거에서 민선 5기 경남도지사로 취임한 홍준표 지사의 서부경남 핵심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제2청사 문제가 조속한 시일 내에 슬기롭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우리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2청사 설립을 진주의료원 폐업을 전제로 하거나 그것과 연관 지어 바라보는 추진위의 입장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깊은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우리 34만 진주시민들과 320만 경남도민의 뜻에 반하는 일입니다. 경남도민 65% 이상이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한다는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진주시민들과 경남도민의 바람과 요구가 진정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납니다.
경남도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국민도 서부경남 거점공공의료서비스 기관인 진주의료원이 단순 경제논리로 폐업 조처되는 데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경남도에 최근 두 차례나 공문을 보내 진주의료원 일방적 폐업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의 뜻을 전하며, 폐업 결정 재고하라고 강력히 요청했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진주의료원의 재정적자 문제도 폐업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남도가 의도적으로 왜곡․과장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전국 34개 의료원 중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는 사실, 보건복지부 경영진단평가 결과 진주의료원은 ‘폐업이 아니라 경영개선을 통한 정상화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었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진주의료원은 ‘서부경남도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매우 특수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거점공공의료서비스기관입니다. 따라서 그 존폐 문제는 오로지 진주의료원이 가진 본래 목적과 기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그 목적과 성격이 전혀 다른 ‘제2청사’와 연관시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진주시민들과 서부경남도민들은 예로부터 높은 도덕성과 인격을 중시해 왔습니다. 지역발전이 아무리 절박하다해도 폐업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절규하는 수많은 환자들을 길거리로 내쫓고, 멀쩡한 병원을 문 닫게 하면서까지 제2청사 설립을 추진하자는데 선뜻 나설 분들이 아닙니다. 인간의 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주시민과 서부경남도민의 진정한 바람은 진주의료원이 유지, 발전되는 조건에서 적절한 제3의 장소에 경남 제2청사가 설립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추진위는 제2청사 설립을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즉시 철회하고, 도민들의 뜻에 따라 진주의료원 지키기에 동참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320만 경남도민들은 지역주민의 이해를 적극 수렴하고 대변해야 할 인사들이 독선과 아집으로 작금의 사태와 혼란을 야기한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에 정치적으로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과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에 경고합니다.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당초 재정적자 문제를 빌미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려다 실패하자 2차로 ‘강성노조’ 운운하며 진주의료원 문제를 정치, 이념공세로 돌파하려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전국적 반대 여론만 들끓게 만들었고, 중앙 정부와 정치권까지 진주의료원 폐업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제2청사 추진위 결성이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의 적극적인 개입 아래 그 연장선상에서 시도되는 일련의 후속 조치는 아닌 지 심히 의심됩니다. 한 마디로 기존 논리가 지역주민이나 도민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자 급기야 경남도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관변단체 인사들을 앞세워 얄팍한 개발논리로 ‘민민 갈등’을 부추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철저히 외면한 것도 모자라 시대적 과제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철학인 ‘국민대통합’ 기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중대한 도발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단코 그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추진위를 활용해 진주의료원 문제를 자신의 의도대로 어찌 해보려는 그 어떤 시도도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도민들과 국민들로부터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2013. 3.
의료공공성 강화와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진주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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