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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12 10:34

방통위 ‘진주-창원 MBC 합병안’ 의결

글쓴이 : 진주지부

방송통신위원회는 8월 8일 오전 10시30분 제46차 회의를 열고 ‘창원문화방송과 진주문화방송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김충식, 양문석 상임위원이 일방적인 안건 상정과 표결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항의 표시로 삭발을 한 양문석 상임위원은 “서울 사람이 보기에는 지역이 우습게 보일 수 있다”며 “지역 분권은 이론이 아닌 현실이 돼야 하며, 진주와 창원 MBC의 합병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도 반대 의견을 전하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의제 기구로 많은 양보와 고민을 통해 여기까지 왔고, 여기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있는 국가 기관”이라며 “김재철 사장이 방통위를 비난하고 사표를 던진다고 해서 안건이 상정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 상임위원은 이어 “진주-창원 MBC 통폐합 문제는 경영은 물론, 방송법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고, 지역 여론을 살펴봐도 승인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삭발한 모습으로 회의에 참석한 양문석 위원(오른쪽)

이에 앞서 김충식, 양문석 상임위원은 성명을 내고 △방통위를 능멸한 김재철 사장을 소환해 사직과 망원 그리고 복귀 소동의 전말을 규명해야 하며,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에게 공모 검증 절차 없이 사장을 재선임한 문제를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진주MBC와 창원MBC 통폐합은 미디어렙 관련법이 국회 통과 후 심의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충식 상임위원 역시 “안건 상정이 급한 것이 아니며, 김재철 사장과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을 불러 먼저 경위를 묻고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성규 부위원장은 “1년 동안 끌어 왔던 사안으로 가부 결정을 내야 한다”고 했고, 신용섭 상임위원 역시 “통합변경 신청의 처리 시한을 넘긴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며 강행 처리의 뜻을 밝혔다.

김재철 MBC 사장과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소환 등에 대해 신용섭 위원은 “방송사 인사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방송사 내부 분란을 만들 수 있어 문제 해소에도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회의 시작한 지 30여 분만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안건을 상정하자, 양문석 상임위원은 강하게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김충식 상임위원 남아 혼자 홍성규 부위원장과 신용섭 상임위원과 의견을 주고 받았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김 상임위원도 ‘김재철 사장에 의해 방통위가 꼭두각시가 되어 간다’며 강하게 비판한 뒤 진주-창원 MBC 합병 강행 표결 처리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야당측 상임위원들이 모두 자리를 떠난 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숙고하고 시간을 두자, 반대 의견을 고려하면서 여기까지 보류하면서 왔다”며 “CEO 입장에서 보면 미디어빅뱅 등의 상황에서 MBC의 변화를 고민했을 것이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는 합병에 대해 항의 의견도 있었다. 그런 의견들은 권고 사항에 담아 상당히 가미됐다”고 밝혔다.

이날 방통위는 합병 허가 조건으로 서부 경남 지역 보도프로그램 편성계획 이행과 지역프로그램 강화(비율 15%->20%), 시사와 보도에 대한 제작비 확대를 제시했고, 노사 불신 해소, 방송구역의 지역행사와 소외 계층 지원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이후 진행될 MBC 광역화에 대해 ‘지역사회와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방통위가 강제 합병을 결정하자, 언론노조 진주MBC 구성원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통폐합 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방통위와 김재철을 땅 속에 묻겠다”고 말했고, 정대균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진주MBC지부장 겸직)은 “이제 김재철의 방통위가 되어 버렸다”며 “방통위 해체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진주-창원MBC 통합 승인 소식을 들은 정대균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진주MBC지부장 겸직)이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역MBC 지키기 전국연대는 이날 “1968년 5월 31일 개국한 진주MBC가 43년 3개월여 만인 오늘 공영방송 MBC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권력의 뜻에 따라 방송을 유린한 김재철에 의해 숨통이 끊어졌다”며 “절차와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진주-창원MBC 강제 통폐합을 끝내 승인한 방통위를 상대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