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노조간부의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에 대한 입장
민주노조운동의 대의, 진보정치운동의 좌표는 변함이 없다.
5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계각층의 후보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노동진영에서도 전현직 간부들의 정치활동 참여와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진보정당 후보가 나뉘어져 출마한 것은 아쉽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진보정치운동의 전진을 위해 지지선언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 보수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한 활동과 지지선언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변화된 조건과 조직의 결정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조운동, 진보정치운동의 길을 고민하며 입장을 밝힌다.
먼저, 민주노총의 정치적 진로 문제이다. 민주노총은 강령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내세우고 있다. 강령은 그 조직이 나갈 바를 정한 방침이다. 비록 진보정치운동이 우여곡절을 겪고 있으나 이것을 포기한 적은 없다. 노동자 중심 진보정당을 통한 정치운동,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회 건설이라는 조직의 목표는 그대로이다.
민주노총은 2017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 수립에 실패하였다. 이를 두고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비판이 있었다. 가슴 아픈 일이며, 민주노총 지도부와 간부들이 무겁게 책임져야 할 일이다. 진보정치운동의 거듭된 부침으로 정치적 이완이 심화되었으며, 정치적 단결을 위한 반성과 노력이 절실함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다고 해서 보수야당에 기대를 건다거나, 이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이유로 될 수는 없다.
민주노총은 비록 새로운 정치방침 수립에 실패하였지만, 정치적 목표와 방향은 분명하다. 노동자 중심성, 진보적 가치와 전망을 담은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사회를 개조하고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진보정당이 나눠지고 약화되었다고 해서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 돌아서 가겠다는 논의를 한 적 없다. 극복해야 할 과제를 두고 지금까지 노력과 경로가 틀렸다고 판단해서도 안된다.
누구에게나 정치적 자유가 있다. 대표자이든, 간부이든, 조합원이든 민주노총 구성원 모두 마찬가지다. 민주노총의 조직 강령과 정치방침이 있다고 해서 정치적 신념과 자유를 억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조직적 목표를 세우고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개개의 이해와 이익을 넘어 조직적 이해와 과제를 이루기 위함이다. 그것이 정당하며, 사회 변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자기의 판단과 조직적 판단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일치시키기 위한 노력이 일차적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조직적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선배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지금의 민주노총이 존재하며, 그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것이 강령이며 목표이다. 무엇보다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헌신과 투쟁이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 후배 노동자들이 부족해서 그들의 기대와 바람에 이르지 못한 것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변화된 사회 현실에 맞게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조직적으로 잘 담아내지 못한 것 역시 우리의 책임이다. 부족함은 채우고, 벗어나면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어렵고 힘들다는 이유로 틀렸다 말하지 말라. 다시금 민주노조운동의 대의와 진보정치운동의 좌표를 되새기길 희망한다.
2017년 4월 27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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