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진주시민 동조단식 돌입 기자회견
지난 4월 16일 대한민국은 깊은 슬픔의 바다에 빠졌습니다.
침몰한 세월호와 함께 사라진 30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는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고 자녀였기에 그 슬픔의 깊이는 유가족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슬픔은 해결되지 않고 무성한 말들로 아픔과 갈등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며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압니다.”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호의를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국회가, 검찰이 일을 잘 처리하여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호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들이 유가족들에게 보여줄 ‘호의’란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시민들이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의 다른 말이었습니다.
시민들을 대신하여 빚을 갚아야 할 자들이 유가족들의 바람을 왜곡하는 법을 만들고, 조사는 지지부진하여 사건의 진실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4개월간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상식적인 바람을 실현할 의지와 능력이 부족함을 보여주었습니다.
2014년의 대한민국은, 죽은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기 위해서 목숨을 건 ‘단식’을 해야 하는 사회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었고, 시민들은 더 큰 부채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저희 가족들의 요구가 왜 이렇게 안 받아들여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을 하지도 않은 채 형사사법체계를 흔든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만으로 이 당연한 요구에 당당히 맞서는 정치권도 이해가 안 됩니다. 있지도 않고 주장하지도 않고 있는 각종 특혜를 들어 안전한 사회에 대한 요구를 멈추게 하려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 됩니다.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눈물 흘리며 가족들과 국민들의 바람대로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님이 이제는 말과 얼굴을 바꾸며 뒤로 물러선 것입니다.’
대통령과 국회가 유가족의 절규가,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것을 들으려 하지 않고, 실현시킬 능력이 없기에 시민들이 직접 유가족의 질문에 답하고 함께 하고자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유가족의 고통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의 고통이기도 하기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 유민 아빠와 유가족의 뜻이 더는 왜곡되어서도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우울한 현주소에 절망하고 있을 유가족을 생각하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합니다. 동조단식으로 함께 하려 합니다.
우리의 바람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내 가족이 죽었을 때, 왜 죽었는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 내 가족이 죽었을 때, 그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 사고 책임자와 부실 구조의 책임자들이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와 같은 당연한 일들이 지난 4개월간 검찰, 감사원 등에 의해 밝혀진 바가 없기에 검찰과 별도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기구가 만들어져 진상규명을 철저히 밝히길 바랍니다. 수사권과 기소권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척도이며 지름길입니다.
2014년 8월 26일
세월호 참사 진주시민 동조단식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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